위스키. 평소에는 맥주만 마시는지라 위스키는 잘 마시지 않습니다. 기껏 마신다고 해도 아이리시 카밤 할 때 기네스에 섞어먹는게 전부죠.

 

그러다가 몇달전 오사카 여행을 다녀오는김에

 

토리스를 사 왔죠. 별 생각 없이 3병 한세트니 1병은 제가 챙기고 나머지 2병은 친구에게 하나씩 뿌리자 라는 생각으로 사왔습니다.

 

그러니까 제 처음 위스키는 이게 처음인데, 평가를 하자면

 

 

그냥 알콜을 마시는 느낌인데? 싶었죠. 사실 토리스라는게 그냥 마시기에는 그닥 좋은 물건은 아니죠.

 

결국 몇번 온더락으로 마시다가 나중에는 콜라나 탄산수에 섞어서 하이볼로 말아먹었죠. 그러니 먹을만하더랍니다.

 

 

 

이후 위스키를 마실 일이 없다가

 

최근에 편의점에 섀클턴이 있길래 냅다 주워왔습니다. 섀클턴은 꽤 재미있는 스토리가 있는지라 평은 그닥이라고 해도 한번 마셔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냉동실에 넣으면 셔벗느낌 어쩌고 하는 글을 봐서 냉동실에 넣고 마셨는데, 뭔 놈의 셔벗. 그냥 차가운 위스키였습니다. 위스키라 그런지 상온에서 마시는게 더 맛깔나더군요. 최소한 토리스 보다는 나아요.

 

 

 

아무튼 이렇게 마시며 행복함을 느끼고 있는데, 아버지는 그런 제가 못마땅하셨던 모양입니다.

 

이왕 마실거면 좀 제대로 된 물건을 마시라고 하시며

 

아버지가 남겨놓은 3개의 위스키를 마셔도 된다는 허가를 받았습니다. 글랜피딕과 로얄살루트는 나중에보니 아예 안깐거라 다시 음주금지처분을 받았지만, 조니워커 블루라벨은 전에 깠으니 마셔도 된다고 하셔서 한번 마셔볼까 하고 열어봤는데

 

생각보다 적은 양. 이거 두잔 마시면 땡이겠구나 했는데, 엉? 잘 보니 색이 좀 이상합니다?

 

 

따라보니 확실히 색이 이상합니다. 이거 투명하지 않나?

 

왜 이리 되었는가. 간단히 말해 너무 안 마셨습니다.

 

마시고 남은 위스키를 그대로 다시 병에 넣어서 몇년간(혹은 몇십년간) 보관해서 코르크가 삭아 맛이 갔습니다. 그래서 위스키가 저리 흘러나왔고, 그나마 병에 남아있던 위스키는 코르크가 섞여서 맛이 간겁니다.

 

 일단 남은 코르크를 제거하기 위해 채에 걸러봤지만 여전히 색이 불투명합니다.

 

맛은…

 

 

진짜 더럽게 텁텁해요. 확실한건 이게 원래 조니워커 블루라벨의 맛은 아닐겁니다.

 

진짜 대참사네요. 끙